빗소리
순(舜) 임금 그때에 한스런 마음
남쪽 와서 초나라 길 막히었구나.
근심 겨워 옛 사당서 듣는 빗소리
밤마다 대숲에서 울음 우는 듯.
帝子當年恨 南來楚路窮
제자당년한 남래초로궁
愁聞古祠雨 夜夜泣孤叢
수문고사우 야야읍고총
-학림사의 묵죽도에 쓰다(題鶴林寺墨竹) 1
제자(帝子) : 황제. 여기서는 순임금을 가리킴. / 초로궁(楚路窮) : 초나라 길이 막히다. 순임금이 남쪽을 순수하다가 창오의 들판에서 세상을 뜬 것을 말한다. / 고총(孤叢) : 외로운 대숲.
그 옛날 순 임금께서 남방을 순수(巡狩)하시다가 창오(蒼梧)의 들판에서 세상 뜨시니, 아황과 여영 두 분 왕비께서도 한을 품고 님 가신 길을 따라갔다. 그 자리에 솟아난 소상강(瀟湘江)의 얼룩무늬 반죽(斑竹)에 그녀들의 피눈물이 얼룩졌다. 학림사(鶴林寺)를 찾았다가 절벽에 그려진 묵죽도(墨竹圖)를 보았다. 강가에 해묵은 사당이 섰고, 그 둘레론 빽빽한 대나무 숲. 바람이 지나가자 빗방울이 눈물처럼 후두둑 떨어진다. 잊혀진 사랑에 가슴 아프다.
출처 : 정민교수의 한국한문학홈페이지 |
|
0
574 
29
1 
오솔길 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