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기념일,
매년 이 귀한 날을 잊기 일쑤라,
내 고약한 기억력과 무성의함이
아내를 섭섭하게 한것 같습니다.
잊고 지남도 그낭 한두번이 아니라
매년 그냥 건너 뛰어 넘어 가다 보니
아내도 결혼기념일을 대해 담담하게 받아 들이는듯 했습니다.
그래서 전 늘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번 결혼기념일은 꼭 기억했다가 뭔가 의미있는 계획을 세워
그동안 부실함을 메꾸어 보리란 생각을 했죠.
고심 끝에 결혼기념일 당일 영화 한편을 골라 보기로 작정 했습니다.
다행이도 '카핑 베토벤'이란 수준 높은 음악 영화가 개봉되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우리 부부는
영화를 나란이 앉아 보았습니다.
참 오랜만에...
"내면에 있는 침묵을 들어라,
음과 음 사이의 침묵을 들어라! "
기억 하고픈 시적인 대사였습니다
영화를 감상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아내에게 저는 슬쩍 영화 어땠냐고 물어 봤습니다.
아내는 빙긋 웃으며
그냥 괜찮다고 담담히 말하더군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상기된 얼굴을 봐서
감동에 휩싸인것이 분명합니다..
그 순간 저는 분명히 느꼈습니다.
대합창 부분에 아내가 제손을 꽉 잡았거던요
그 손으로 전해진 촉감으로 알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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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境俱奪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