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星湖)이익(李瀷)선생의 성호새설(星湖僿說)에서...
ㅡ필부(匹夫)도 하늘을 본 받음ㅡ
왕은 하늘을 본받아 도(道)를 행하는데,
필부(匹夫) 또한 이와 마찮가지다.
필부는 그 스스로 쉬지 않고 힘써야 함(自强不息)을
성인이 이미 그 단서를 발설한바 있다.
무릇 한 숨 한번 내쉬고 들이 쉬는 사이와 같이
비록 자잘한 일일지라도,
힘 쓴다는(强) 이 한 글자에서 나오지 않은것이 없다.
대저 하늘은 양이고 땅은 음인데 양은 맑고 음은 탁하다.
그 사이에 구름 안개 토우 따위는
음의 탁한 기(氣)가 위로 치솟는 것에 불과하다.
이 탁한 기(氣)가 땅 가까이 사는 사람의 눈을 가리우는 것이다.
맑은 기운을 가진 하늘에서야 어찌 이런 일이 있겠는가.
소위 본받는다는 것은 마음의 일이다.
마음으로써 하늘과 비교하는 것은,
하늘과 같음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인 것이다.
함께 덮고 길러서
생성 (生成)하지 못하는 물(物)이 없음을 보면
이 뜻을 사람들이 마음으로 포용(包容)하지 못하는 것은
일찌기 천하의 도리를 모름이 아니고
아직 마음의 힘이 모자란 것이리라 ....
청명하게 해와 달이 비춰 주는 것을 보면
내 마음도 혹 성실하고 환하지 못해서 더럽혀진 점이 있는가를
생각 해 봐야 한다.
흐린 안개와 비, 바람과 먼지가 어지러우면
내 마음이 이욕(利慾)에 흔들리면 내 영혼이 어두워짐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문득 생각 해야한다.
이것을 미루어서 한 물(物)과
한가지의 일에도,
하늘과 같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내적으로 반성하여 수양하는 길이라 한다.
이것이 바로 필부(匹夫)가 하늘을 본 받는것이다.
자강불식 (自强不息)은
주역(周易) 건(乾)괘의 상사(象辭)에 나오는 말이다.
天行健, 君子以自强不息
천행건, 군자이자강불식
(하늘의 운행은 굳건하니, 군자는 이로써 스스로 굳세어 쉬지 않는다.)
날씨의 밝음과 흐림을 살펴 보고 자신을 관(觀)하여
혹여 자신이 혼탁(混濁)에 물들어 있지 않는지를 살펴보고
그러하다면 마음으로써, 마음을 바로 잡으라는....
비록 필부(匹夫)일지라도
하늘의 맑고 밝은 뜻을 본받는
전일(專一)한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 담긴 의미 깊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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