進道若退 나아가는 길은 뒤로 가는 것처럼 보이고
夷道若纇 평탄한 길은 치우쳐 보인다.
요즘 태극권이 몸에 익으면서 여러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일단 공부하는 학생인지라 수업준비를 해야 하는데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준비하는 시간이 대폭 줄었습니다.
그리고 심장이 허약해서 늘 저혈압에 조금만 뛰어도 숨찼으며
여름철 열대야에도 이불을 덮고 자야 했는데
작년부터 부쩍 상태가 좋아져 감기 한 번 안걸렸습니다.
게다가 기혈이 타통되는지
수시로 몸이 가렵고 따끔거립니다.
그 전에 헬스를 하든, 달리기나 기타 운동을 할 때와는
분명한 차이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잘못 이해했던 부분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학업성취는 늘 슬럼프가 있으며 그것을 이겨내야
다음 단계로 올라간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실제 해보니 틀린 이론이었습니다.
모든 공부는 반복이며, 그 성취는 S자 형이 아닌 나선형으로 올라간다는 점을요.
그리고 그 성취는 비약적으로도 올라갈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다만 당사자가 체감을 못할 뿐입니다.
우리는 반복을 지겨워하만, 실은 늘 상 옛날 것을 반복합니다.
그것은 미래의 결과는 언제나 과거를 긍정하던가 부정하던가
두 가지 선택의 결과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늘 새로운 선택을 할 때면 과거 어떻게 했는지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자문을 구하든지 책을 보던지
이런 옛날로의 반복을 거듭합니다.
이런 반복을 우리는 온고지신이라고 하는 거고요.
따라서 똑같은 반복이라도 몇 번을 했느냐에 따라
선택의 폭과 깊이가 달라집니다.
요즘은 늘 속성으로 배웁니다. 하지만 진도가 빠르면 후퇴도 빠릅니다.
단기 다이어트에 늘 요요현상이 일어나고
5일 속성으로 배운 영어는 금새 잊어버립니다.
초심자들이 한달 두달 태극권을 배우다가 그만두는 이유도
뭔가 속성으로 이루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일겁니다.
태극권은 헬스처럼 몸을 삽시간에 근육질로 만들어주지도 않고
유도나 주짓수, 복싱처럼 실전력만 위주로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깨달은 최고의 수행방법과
하나하나 동작에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는 무술은
아마 태극권 밖에 없을 겁니다.
PS
언젠가부터 가지고 있던 단상을 쓰려고 했는데
밑에 저보다 좋은 글을 쓰셔서 부담이 많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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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2년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