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은 부드럽고 완만한 동작에다 의식의 흐름및 호흡을 결합한 무술이다. 특히 태극권은 내공(內功)을 추구하는 무술로 이름이 높다. 대다수의 무술이 외적인 힘과 속도를 중시하는 수련을 하지만 태극권은 그러한 힘을 발휘하는 근원을 단련하는데 더욱 중점을 두는 것이다.
내공이란 근육, 뼈, 피부를 단련하는 외공(外功)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생명의 근원인 정·기·신(精·氣·神)을 단련하는 것을 말한다. 내공 단련은 호흡과 의식, 동작을 고도로 결합시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즉 태극권 동작을 보면 대개 느리게 움직이는데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호흡과 의식의 결합을 꾀하는 것이다. 이 수련이 오래 쌓이면 몸 안에 내기(內氣)가 축적되는데 이를 양기(養氣·기를 배양하는 것)라 한다.
그리고 각 동작의 요구에 따라 몸을 움직이며 의식을 사용하게 되면 의식하는 바에 따라 기(氣)가 움직이게 되는데 이같은 수련법을 연기법(練氣法)이라 부른다. 태극권은 양기와 연기가 적절히 배합된 무술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처음 기격법(技擊法)으로 태극권을 익히고자 하는 사람은 대개 실망하기 쉽다. 왜냐하면 속도와 힘을 중시하는 일반 무술에 비해 태극권은 속도도 느리고 힘도 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숙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라면 속도와 힘을 중시하는 일반적인 무술에 비해 위력을 발휘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하지만 태극권은 꾸준히 수련하면 전신의 기력이 향상되고 호흡이 깊어지며 결과적으로 장수하게 하는 매우 우수한 무술이다. 흔히 고수(高手)라고 하는 태극권사(太極拳師)들이 나이가 많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수련할 수 있는 것도 역시 태극권이 가진 장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최복규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연구원·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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